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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마음을 흔드는 도시, 삶을 헤아리는 예술은 가능한가

진행·정리 _ 99299  date. 2018.11.07

안녕, 서울X예술 ① 방담



이번 방담은 [우주마가린] 구성원들이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고 향후 매체를 통해 다루고 싶은 공동기획 콘텐츠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편성되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서울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다는 공통점 외에는 나이와 경력도, 활동분야나 관심분야도 서로 다른 구성원들이 모여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흥미로운 주제 거리를 찾고자 했다. 그래서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이라는 도시 반경 안에서 벌어지는 예술과 그것을 둘러싼 생각, 사람, 사건에 지극히 아무렇지 않게 다가가보기로 했다.


슬쩍 찔러봤을 뿐인데도 수많은 이야기가 거침없이 쏟아졌다. ‘오프더레코드’와 ‘아무 말 대잔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얘기들도 오갔다. 그렇지만 지면의 한계를 감안하여 장시간에 걸쳐 진행된 방담에서 나온 이야기 중 일부만 대폭 편집하여 게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장의 생생함을 포기하는 대신 구성원의 주요 코멘트를 중심으로 몇 가지 이야기를 전하며, 앞으로 공동기획으로 다뤄질 내용을 소개한다.


일시  _  2017년 11월 12일(일) 오후 2시, 문화비축기지 원형회의실

참여자  _  Lisaa, 날자몽키, 빨간씨, 성북동 아스팔트, 세실, 잉여인간, 중림동 껌딱지, 합정동 오키

진행·정리  _  99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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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묻다


서울에서 예술을 매개로 일하며 살아가는 고충에 관하여 서로 잘 알고 있는 듯하지만, 굳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로 한다. 도시에서 ‘나’의 정체성과 자기가 진정 바라는 것을 의식하기란 싶지 않지, 라며 익숙해진 나머지 무덤덤하거나 그냥 지나쳐버린 것들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왜 서울에 사는 걸까.


“서울에서의 삶은 비용이 크게 들지만, 이곳을 떠날 수 없는 건 일자리 때문이다. 문화예술 분야의 일을 하면서 공공기관과 연결되지 않은 곳이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 사실 서울에서도 공공기관과 연결된 일이 대부분인데, 문화예술 쪽에서 뭔가 내 아이디어, 내 자력으로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건 기술이 없는 상태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모든 게 다 서울에 있다. 인프라나 콘텐츠도, 돈 나올 구멍이 다 서울에 있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게 다른 곳보다 훨씬 빠르다. 현실적으로 다른 곳에는 가질 못하고 있다.”

- 날자몽키


“지역 출신이라 가끔 고향으로 돌아가는 삶을 생각해보는데 초기 투자비용이 너무 클 것 같다. 일자리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내 일자리를 직접 만들어야 한다면 자원과 특히 동료를 찾는데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겠지. 그 투자비용(?)이 엄청날 것 같아 엄두가 잘 나지 않는다. 그게 제일 큰 장벽이다. 여기에서도 좋은 동료를 만나고 싶다.”

- 중림동 껌딱지


“나는 충북 제천 출신이다. 막상 서울살이가 어떠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사실 되게 힘들고 별로 의지할 곳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문화예술 분야에서 비슷한 친구들끼리 느슨하게 연결이 되어있다. 내가 이쪽 일을 하지만 꼭 그게 아니어도 같은 관심사나 분야, 정보 등을 다루는 커뮤니티가 많아서 그렇게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서울에서 살다가 지역에 가면 커뮤니티를 확산하는 것은 시작도 어려울 것이라 느낀다.”

- 세실


“호주, 홍콩 등 외국에서 오래 생활했다. 열아홉 살 때부터 서울에서 일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거주하고 있다. 부모님은 파주에 살고 계신데, 합정동에서 버스를 타면 40분밖에 안 걸린다. 긴 시간도 아닌데 심리적으로는 먼 지역처럼 느껴진다. 파주에서 잠시 부모님을 도와서 일을 했을 때, 서울에 비해 느린 그곳의 시간을 견딜 수가 없었다. 서울은 삶의 리듬이 빠르다. 어느 순간 나는 이 리듬에 중독되었다. 나는 이제 서울을 떠나서 살 수 없을 것 같다.”

- Lisaa



도시 공간에서의 좌표


모든 것이 빨리 변해가는 도시의 풍속과는 달리 또 한편에서는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을 바라는 것 같다. 부동의 자산이나 한곳에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 하다못해 확고부동한 자기정체성 등은 이런 불확실한 시대에서는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정주(定住), 일정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서울은 우리의 정착지인가.


“정주를 한 곳에 터를 잡고 사는 고정된 거주의 개념으로만 볼 게 아니다. 오랜 시간 삶을 유지하고 머무르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정주 의식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광역권에 거주지를 두면서 서울살이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나 또한 그렇다. 어떻게 보면 그들이 가장 오랜 시간 정주하는 곳이 서울이다. 역으로 서울에 거주하며 천안이나 세종시까지 출퇴근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주라는 단어를 하나로 규정하지 않고 서울살이를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유동적이고 늘 유연하게 만날 수 있는. 지금 우리의 상황이 그런 것처럼….”

- 잉여인간


“정주라는 말은 나도 반기는 단어가 아니다. 정주가 이주자나 다른 지역과의 배제 문제를 내포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주의 의미를 확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정주의 문제는 공동체와 연결된다. 공동체는 내가 지속해서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인데,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서 공동체의 의미를 사고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금 마을 만들기 사업은 충분히 공동체 문제를 사고하고 있지 못하다.”

- 빨간씨


“정주는 머무는 시간 개념을 기준으로 생각할 것은 아닌 것 같다. ‘거기에 많이 있다’거나 ‘내 재산이 있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상상의 공동체’라는 말도 있듯이 개인의 인식에 자리 잡은, 보다 상상적인 개념인 것 같다. 내가 정주하는 성북동 동네로 보자면, 마을살이 모임, 공동체 행사가 많다고 느껴진다. 동네 주민, 아이 엄마로 즐기면서도, 문화예술계 종사자로서는, 내가 익히 봐왔던 축제에서와는 다른 문화예술 경험이나 향유 형태가 신경 쓰인다. 공연, 미술작품, 특산물을 경험하는 것이 아닌 소위 ‘체험’에 목적이 있는 장치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문화예술계 종사자로서, 혹은 연구나 글쓰기를 못다 이룬 꿈처럼 생각하는 자로서, 현재 상황은 마치 전환기, 그보다 국면의 전환처럼 느껴진다. 나는 이런 시대에 ‘무엇을 할 것인가’.”

- 성북동 아스팔트


 

이곳에서 발견하는 게 있다


어떻게 보면 고만고만한 이유로 서울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사는 도시가 조금 더 이상적으로 인간적이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다. 앞으로의 인생사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는 없지만, 내 주변 사람들의 삶에 관하여 지금 이야기하고픈 게 있다.


“서울에서의 삶은 치열하다. 그래서 시간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그런데 청년 관련된 정책은 대부분 셰어, 공유다. 느리고, 느슨하게 해야 하는 일들이다. 20대 초반 청년 관련 지원사업을 진행하거나 이를 향유하는 입장에서 이것이 굉장히 폭력적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공유하는 것,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 지역에서 마을 만들기를 하는 것은 모두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정량적인 부분 외에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의미 같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정작 그런 보완점이 없이 청년들은 같이 살아야 하고, 작업실을 함께 공유해야 하고, 유휴공간을 사용하게 한다. 느리게, 느슨하게 진행해야 가능한 것을 빠르게, 서울의 느낌 그대로 진행하게 만들고 있다. 아직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정책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 Lisaa


“그런데 한 가지 얘기하고 싶은 건, 내가 알고 있는 커뮤니티의 친구들은 정책이나 공공사업을 굉장히 잘 활용한다. 성북신나에 취직한 친구도 있고, 세운상가에서 같이 작업하는 친구들도 있다. 다 지역에서 올라온 친구들인데 이런 활동을 하면서 각자의 사이클을 찾아가는 행위로써 문화예술을 영위한다 생각한다. 이들 때문에 나는 서울에서 사는 걸 지탱해나가고 있다.”

- 세실


“나는 지금 산 집에서 30년을 살았고, 내가 기억하는 한 이사를 해본 적이 없다. 특별히 커뮤니티, 공동체에도 관심이 없다. 일하면서 각종 정책사업을 들여다보면 회의적이다. 우리나라가 중앙집권적이다 보니 풀뿌리의 상식이 없다. 그래서 지금의 문화예술의 모양새와 수준을 정책이 리드하는 게 컸다. 위에서 내려오는 톤이 있으니까 사람이며 정책이 쏠리는 거다. 개인적으로 정책과 같은 큰 이야기가 아니라 작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다.”

- 날자몽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문화예술 경험과 체험의 판이 혹시 다양성이 상존하는 판이 아니라 손쉽고 간결하게 소비하고 끝나는 판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특히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키워지는 정책과 사업이 쏠림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화적 향유 형태를 획일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물론 내 아이가 어려 함께 볼 수 있는 공연이 아직은 별로 없어서, 그만큼 내가 공을 들이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경험은 손쉬워진 반면, 선택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도 해본다.”

- 성북동 아스팔트

   


새로운 가능성을 바란다


도시에서 펼쳐지는 예술로부터 제공받는 것은 무엇일까. 어느 현자가 “공간에 어떤 소리를 부여”하는 작업이 건축이라 명명한 것처럼 우리는 이 도시 안에서 발생하는 예술을 통해 말할 기회를 얻게 되는지도 모른다. 지금 이곳에서 각자 지향하는 삶의 방향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일터와 자기 삶에서 좀 더 만족감을 얻기 위해 예술과 도시에 대해 요구하는 게 분명 있다.


“문화예술계에 입문할 때, 좋아하는 공연이랑 영화를 실컷 보면서 살겠다는 낭만(?)적인 생각이 컸다. 하지만 일하다 보니 공연을 자주 보지도 못하고 보는 것도 일이다. 무슨 일이든 업으로 삼으면 괴롭다더니, 그 말이 딱 맞다.(웃음) 서울에는 거의 매일 축제나 공연이 있다는데 내겐 딴 세상 얘기다. 나는 그때 다른 축제나 공연, 행사를 진행하거나 준비해야 하니까. 다만, 일반 시민에게는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 누구나 충분히 문화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라고 느껴질지 궁금할 때가 있다.”

- 합정동 오키


“어쩌면 나는 문화예술 행사에 대한 회의주의에 빠진 듯하다. 특히 이벤트성으로 가는 경우 더하다. 다들 체험과 향유를 독려하지만, 실제로 수요자 만족도는 그리 높은 것 같지 않다. 실제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문화예술이 아닐지라도 수요자들은 각자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예술과 문화를 누리고 있다. 어떤 이는 교향곡을 너무 좋아하지만, 공연장 실황보다 레코딩을 주로 듣는다. 이처럼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각각의 방식이 존재하며 이러한 방식도 존중되어야 한다. 나의 경우,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며 지역의 문화예술을 직접 누려본 경험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문화예술을 누리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 잉여인간


“예전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가 제주도에 산다. 처음에 갔을 땐 다 좋았는데 영화관이 없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그게 중요하다. 내가 갈 곳이 없어서 못 하는 것과 여기서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귀찮아서 안 가는 것은 다르다. 대부분 문화예술 행사에 자발적으로는 가지 않지만, 그래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꺼리가 있고 원하면 바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나한테는 중요하다. 앞으로도 나는 다양한 환경 속에서 살고 싶다. 지금 현재 나는 극장에서 일한다. 그런데 인공지능(AI)이나 기술이 발전하면 사람이 극장에 올지 의문이다. 극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아날로그를 다시 향유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 날자몽키


“옛날에 우리 아이와 축제에 가면 ‘엄마, 무슨 음악 들을 수 있어?’ ‘무슨 공연이야?’ ‘저 사람 누구야’라는 얘기를 했다면 지금은 ‘거기가면 무슨 체험 있어?’로 변하곤 한다. 옛날에는 아이와 극장에서 한두 시간 동안 뭘 보는 게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15분 이상이 되면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어린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괜히 심각한 생각도 든다. 이젠 문화예술이라는 건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극장, 무대가 아니라 유튜브로 15분짜리 콘서트를 손쉽게 보는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성북동 아스팔트


“1980~2000년 사이 태어난 세대를 밀레니엄 세대라고 하더라. ‘미미미(me me me)' 세대라고도 하던데, 재미있어야 하고, 현재에 집중하고, 영감을 주는 일을 좋아하고, 느슨하게 접속되어 확장되길 좋아하고, 기술 문해력이 탁월하다고. 그런데 그게 그들만의 특징이냐? 아니다. 우리도 다 그렇다. 지금 여기 앉아있는 사람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의미 있는 일 하고 싶고, 다른 누군가와 느슨하게 연대하고 싶고, 스스로 성장하고 싶고, 미래 때문에 지금을 담보 잡히기는 싫다. 기술 적응력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나머지는 비슷하다. 하지만 우리는 곧 밀려날 것이고,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 자기들의 세계를 구축하겠지. 극장의 미래에 대해서는…. 나는 극장이나 갤러리나 시장 등 우리에게 감흥을 주는 공간은 앞으로도 여전히 살아있을 것 같다. 약간씩 변형이 되더라도 말이다. 공간 자체가 주는 감흥을 믿는다.”

- 중림동 껌딱지


“그리스 시대에도 요즘 젊은 애들이 싹수없다고 말했었다. 늘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은 존재했던 것 같다. 몇 천 년의 인류 역사가 문명화된다 하더라도 인간은 결국 먹고 싸고 끊임없이 노동하는 모양새를 지닐 것이다. 그 안에서 과연 인간의 삶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질문하고 동시에 예술이나 문화를 통해 어떤 변화나 가능성을 기대하며 스스로 탐구하려는 게 아닌가. 저마다의 이유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우주마가린]을 만든 계기도 그것이다. 자발적으로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지금 이 자리도 그런 행동을 하기 위함이며, 이런 걸 고민하게 된 계기도 ‘나로부터 출발’이라 할 수 있다.”

- 빨간씨



거의 네 시간에 걸쳐 진행된 방담에서는 딱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얘기도 많이 나왔다. 이 업계의 생리적 구조와도 연결되는 비판과 문제의식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그러는 와중 자기가 무언가를 기획하는 데 시간을 들이지만 정작 만들어놓은 어떤 판과 결과물을 놓고 누군가와 직접 대면하고 소통하는 경험이 적다는 것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래서 일단 지금 여기서 나온 고민을 놓고 수다를 떨 수 있는 친구를 각자 찾아가기로 했다. 이를테면, 서울과 예술을 바라보며, 내 친구의 이야기를 등불 삼아, 그야말로 방대한 항해기록을 세우고자 한다.


바다 위에 떠다니는 배처럼 우리는 어떤 경로에서는 사람을 만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 연대하는 현장에 주목하며, 현장과 함께하는 정책을 들여다볼 것이다. 따라서 예술 하는 친구한테 어색하게 녹음기를 들이밀게 될 것이고 아니면 친구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가상의 인물로 전환해 그의 이야기를 전할 것이다. 정주라는 용어에 대한 새로운 의미 부여와 함께 ‘마을’을 매개로 한 주민모임과 생활예술 현장을 두리번거리기도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우리보다 앞서 고생한 선배에게 이 고민에 대해 묻기도 할 것이다. 또,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을 매개로 이곳에 이주한 친구서부터 반대로 서울을 벗어나 새로운 활동 공간을 마련한 동료 등 그들로부터 예술 하며 ‘사는’ 이야기도 들어볼 것이다.


다시, 안부를 묻는다.


 




등장인물

*첫 등장 순서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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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299

사십 대가 되면서 급격한 체력저하와 의욕 부진으로 사는 게 재미없다 여기고 있다.  그래서 당분간 안 해본 일 하며 재미난 거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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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자몽키

줄여서 ‘날몽’. 탈춤을 추다가 지금은 연극을 만들고 있다.  사회와 사람은 어떻게 나아가는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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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림동 껌딱지

동네 마실은 나가지 않는 중림동 거주 11년 차.  얼결에 [우주마가린] 호에 승선. 뭐라도 되겠지 싶어 배 내놔라 역할에 몰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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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두서없이 생각하고 풀어나가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것을 특히 좋아한다.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 속에서 여전히 흔들거리고 있지만  언젠가 좋은 어른이 될 것이라는 확신은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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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aa

Lisaa with two A’s. 평범한, 보통의 무언가도 특별하다고 생각하기에, 곳곳에 묻어 있는 사람들의 흔적과 이야기를 수집한다. 이토록 보통의 나도 유의미하다고 믿으며, 문화예술의 힘을 빌려 세상을 유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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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인간

자칭 공주(공부하는 주부). 주로 하는 일은 ‘읽고 생각하고 말하고 쓰기’며, 자주 혼밥과 가끔 혼술을 즐긴다. 현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호르몬 폭탄을 장착한 사춘기 아들과 수도권 도시 변두리에 살면서 잡독하며 잡글을 쓰고자 하지만, 잉여적 삶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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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씨

대학 시절 혁명을 꿈꾸며 사용했던 필명 주해(朱海)에서 파생된 닉네임.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함께’ 사는 것으로서 예술적 방법을 탐구하며, 돈보다 멋진 것을 추구하고 싶은 여자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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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아스팔트

깨물어주고 싶은 아이와 사랑해 마지않는 남편과 7년째 성북동에 거주하고 있다. 문화예술계에 20대에 등문하여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 날마다 다른 삶을 꿈꾸지만 사는 건 매냥 똑같다. 주변에 폐 끼치지 않고 어엿하게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우주마가린] 항해를 통해 즐겁게 사유하고 글 쓰며 행복한 오십 대를 맞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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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동 오키

1997년 축제 스태프로 예술계에 발을 디딘 후 20년째 두리번거리고 있다. 사람과 이야기에 관심이 많고, 그중에서도 제일 이해하고 싶은 대상은 자기 자신이다. 정성스럽게 일하고 재미지게 노는 새콤달콤한 삶을 궁리 중이다. 



녹취_Lisaa

사진_세실, 성북동아스팔트


※ 이 기사는 서울연구원 ‘2017 작은연구 좋은서울 지원사업’ 연구모임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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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정리 _ 99299

광활한 우주에서 미지의 세계를 만나듯 새로운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비싸고 만들기 까다로운 버터의 대체재가 되어준 마가린처럼 색다른 시선으로 공감되는 이야기들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