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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놀이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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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위대한 놀이의 탄생}
탁자 위 방탈출

김다빈 _ 자유기고가  date. 2018.11.07

미션 1. 방탈출 보드게임



‘위대한 놀이의 탄생’ 지난 기사가 지금의 방탈출이 생기기까지의 역사를 간략하게 훑었다면, 이번에는 필자가 직접 방탈출 콘텐츠를 체험해보고, 생생하게 리뷰해 보고자 한다. 아직 방탈출이 무엇인지 모르는 독자들은 지난 기사 정독 후 이 글을 접하길 바란다.  (지난 기사 : ‘미션과 탈출의 향연 – 집중탐구 1. 방탈출 콘텐츠’ 바로가기)


이번 미션을 오프라인 방탈출 카페(이하 방탈출 카페)가 아닌 방탈출 보드게임으로 정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방탈출 카페의 테마와 플레이 방식이 너무나도 광범위하기에, 하나만 선정해서 리뷰하는 건 애매한 부분이 있다. 이는 마치 영화를 한 편 보여주고, ‘이게 문화예술입니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 그에 비해 방탈출 보드게임(게임 업계에서는 ‘방탈출 테이블 게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은 2016년 미국, 유럽에서 처음 제작되어 그 역사가 굉장히 짧고, 국내에서는 현재 7종의 보드게임이 출시되었다. 또 다른 이유는 방탈출 카페에 들어가기 전 내부 인테리어, 플레이 방식, 장치 등에 대한 발설을 절대 하지 말라는 서명을 한다. 아무래도 특정 방탈출 카페에 대한 내용이 공개된다면 업체에서도 많은 타격이 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독자들 중 방탈출 카페에 대한 리뷰를 접하고 싶다면  네이버 카페 ‘오프라인 방탈출’ 을 방문하라.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방탈출 온라인 커뮤니티로 많은 방탈출 플레이어들이 각종 팁과 직접 경험한 방탈출 카페에 대한 리뷰를 적절한 선에서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방탈출 보드게임을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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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 카페 '비트포비아' 메인 이미지 (출처 : http://xphobia.net/)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방탈출 보드게임'



<MISSION_ 방탈출 보드게임을 즐겨라!>

방탈출 보드게임 정보
- 게임명 : ‘EXIT 방 탈출 게임: 버려진 오두막'
- 게임인원 : 1명~6명
- 게임시간 : 60분~120분
- 소비자가격 : 약 15,000원~30,000원 사이
- 제조사 : 코리아보드게임즈, KOSMOS(독일)
- 특징 : ‘EXIT: 방 탈출 게임’ 시리즈는 세계적인 보드게임 어워드 <독일 올해의 게임상>을 수상함. 현재 ‘버려진 오두막’, ‘파라오의 무덤’, ‘연구실의 비밀’이 시리즈에 수록되어 있음.

플레이어 프로필
- 코드네임 : 성북구 핵쫄보
- 연령 : 30대를 바라보고 있는 생각 많은 20대 후반
- 직업 : 문화예술계 종사자
- 방탈출 포지션 : 핵쫄보, 시간 관리와 문제해결을 냉철하게 해내는 탐정
- 특징 : 수유동 썰렁요정 옆에서 충공깽의 광경을 자주 목격하는 인내심 많은 그녀

- 코드네임 : 수유동 썰렁요정
- 연령 : 10대의 신장과 20대의 외모를 보유한 30대
- 직업 : 문화예술계 종사자
- 방탈출 포지션 : 약쫄보라서 어쩔 수 없이 탱커 역할을 하는 재빠른 수색꾼

- 특징 : 썰렁과 갑분싸의 경계를 잘 구분해서 다행히 갑분싸로 만들지 않는 것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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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 테이블 게임 EXIT 이미지 (출처 : https://youtu.be/ZETakLhkWRk)


방탈출 보드게임의 목표는 내가 갇혀있는 밀실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다만 방탈출 카페는 실제로 눈앞에서 모든 것이 벌어지지만 보드게임은 플레이어가 스스로 밀실에 갇혀있는 상황을 상상하면서 문제들을 풀어야 한다. 준비한 보드게임은 ‘EXIT: 방 탈출 게임’ 3종이며, 그중 가장 난이도가 낮은 ‘버려진 오두막’부터 시작해보자.


한적한 숲길에서 자동차가 갑작스레 고장 나고, 곧이어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합니다. 비를 피할 장소를 찾기 위해 숲을 헤매던 여러분은 다행히 허름한 오두막을 발견해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쇠창살이 설치된 창문과 굳게 잠긴 대문이 잠에서 깬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오두막에 갇혀버린 여러분은 책 한 권과 기묘한 원판을 발견하는데...


시나리오를 읽은 뒤 구성물부터 세팅한다. 구성물이 꽤 많아서 게임 세팅에서부터 시간이 걸린다. 카드는 수수께끼 카드, 답안 카드, 힌트 카드로 나뉘어 있는데, 이를 분리해서 알파벳 또는 숫자 순서대로 정리해야만 한다. 그 외에도 연필, 지우개, 종이, 시간을 재기 위한 시계, 가위(??)가 필요하다. 플레이 방식은 이렇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어딘가에서 알파벳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에 해당하는 카드를 획득하여 문제를 풀고, 금고의 암호를 알아내야 다음 진행이 가능하다. 이렇게 하나둘 금고 암호를 풀다 보면 더 이상 진행할 카드가 없게 되고, 이로써 탈출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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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T 방 탈출 게임 : 버려진 오두막' 구성과 플레이 모습



#멘붕 #이럴_리_없다


‘버려진 오두막’ 플레이 시간, 1시간 22분 43초. 물론 보드게임은 120분까지 인정이 되나, 노 힌트 60분 내 탈출이 인생 모토인 방탈출 고수들에게는 굴욕을 안긴 사건. 심지어 힌트도 엄청 썼다. 변명을 하자면 생애 첫 방탈출 보드게임이기에 플레이 방식이 익숙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또한 암호를 입력하기까지 카드와 맞는 또 다른 문양의 카드를 찾고, 금고 모양에 맞는 숫자를 찾아 그에 맞는 카드를 또 찾아야 하는, 하나의 답을 입력하기까지 단계가 너무 많다. 이미 지칠 대로 지쳤지만, 자존심 회복을 위해 ‘파라오의 무덤’을 해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1차 힌트만 사용하고, 시간은 60분만 해보기로 한다.



그리고 두 번째 도전


다시 한 번 좌절.

소요시간 1시간 52초. 힌트 무제한 사용.

분노와 고통.

당 충전을 하고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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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보드게임을 하고 난 자리. 그들은 당 충전이 필요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좌절만 남긴 방탈출 보드게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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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점수를 준 것에 대해서 총평을 해보자.


수유동 썰렁요정(이하 썰) : 참신성 3점을 준 이유는 방탈출을 보드게임으로 옮긴 것에 대한 것이 훌륭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도가 좋았다고 해도 가이드가 너무 약한 것 같다. 빡침요소가 5점 만점인 이유도 가이드 부족 때문이 크다. 카드를 찾는 게 너무 번거롭다.


성북구 핵쫄보(이하 쫄) : 오히려 방탈출 카페와 비교했을 때는 참신성이 훨씬 낮은 것 같다. 하지만 구성물뿐만 아니라 그 외의 것도 문제로 활용한 부분에 있어서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빡침이 높은 건 문제들이 너무 1차원적이었기 때문이고, 모든 게 다 설명적이다. 직관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몰입하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서 방탈출 카페는 여러 명이 들어가서 각자 문제를 풀거나, 누구는 찾고, 누구는 문제에 집중하고, 이렇게 병렬식으로 된 각종 문제와 체험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할 수가 있는데, 방탈출 보드게임은 직렬식이어서 한 문제에 다 같이 달라붙어야 하고, 해결이 안 되면 진행이 안 된다.


방탈출 카페 VS 방탈출 보드게임을 비교해보자면?


썰 : 사람들이 왜 4D를 선호하고, VR을 하는지 이해가 되는 게임이었다. ‘직접 하는 것’에 대한 쾌감이 있다.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쾌감과, 그에 대한 참신성. 나는 방탈출 카페가 더 나은 것 같다.


쫄 : 다른 방탈출 보드게임 중에는 QR코드를 활용해서 상황에 맞는 BGM이 나오거나, 화면으로 공간을 보는 등의 요소들도 있다. 그런 보드게임이었다면, 더 참신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방탈출 카페의 가장 큰 장점은 스토리성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모든 문제들이, 장치들이 그 순서에 나오고 작동을 하는 이유가 있다. 내가 시간 여행자 아버지를 찾기 위해 과거 아마존 장소로 갔을 때 그곳에서 나오는 문제들이 고대 언어로 되어 있다던가, 이런 일관성이 있다. 하지만 이번 보드게임은 스토리와의 연계성이 전혀 없었고, 문제의 나열이어서 크게 참신하다는 생각이 안 든다.


썰 : 방탈출 카페에서는 실패했을 때의 아쉬움도 한몫하는데, 보드게임에서는 그런 아쉬움이 없다. 힌트가 카드로 되어 있어서, 내가 너무 쉽게 오픈할 수 있다. 오히려 딜러가 따로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이 보드게임은 일회성이라는 게 너무 큰 단점인 것 같다. (가위는 중간 중간에 구성물을 자르라고 준비하라는 것이었다(!!)_ 필자주)


그렇다면 일반 보드게임 vs 방탈출 보드게임을 비교하면?


썰 : 보드게임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이 게임은 확실히 ‘하하 호호’하면서 즐길 수는 없다.(단호) 예를 들어서, ‘할리갈리’ 같은 건 어려운 룰도 없고 서로 먼저 얍! 얍! 하면서 쟁취하는,(웃음) 그 외에도 ‘클루도’는 역할이 주어지기도 하고. 여기서는 경쟁도 없고, 뚜렷한 목적이 없어서 전혀 긴장되지도 않고, 몰입도 안 된다.


쫄 : 보드게임이란 것은 다 함께 즐기는 게임인데, 이 보드게임은 최대 3명이 적절한 것 같다. 1인용부터 가능하다고 쓰여 있는데, 문제풀이 과정이 혼자 하기에는 무리이다. 그렇다고 협동심을 부추기지도 않는다. 보드게임은 주로, 친목 용도로 친구들과 하거나, 아니면 명절에 가족과 하거나. 이 보드게임은 둘 다 안 맞는다. 왜냐하면 막 웃으면서 즐기기에는 너무 심각하고, 집중해야 하는 게임인데, 그렇다고 서로 협동하는 것도 아니다.


방탈출 보드게임, 누구에게 추천할까?


썰 : 집순이, 집돌이가 하기에 좋은 게임인 것 같다. 방탈출 카페는 인당 약 2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저렴한 방탈출 체험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쫄 : 방탈출, 퀴즈 등에 관심 있는 동호회 회원들, 이쪽 업계 종사자들은 체험용으로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프로필이미지

김다빈 _ 자유기고가

평범한, 보통의 무언가도 특별하다고 생각하기에, 곳곳에 묻어 있는 사람들의 흔적과 이야기를 수집한다. 이토록 보통의 나도 유의미하다고 믿으며, 문화예술의 힘을 빌려 세상을 유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