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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씨의 예술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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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호
{빨간씨의 예술기행}
빨간씨의 새로운 나타남

빨간씨_자유기고가  date. 2018.11.26

빨간씨가 드디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려고 한다. 꽤 오랫동안 기다리고 꿈꾸었던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며, 신밧드의 모험처럼 불끈불끈 용기가 용솟음치는 그러한 것도 아니다. 

  

첫 문장부터 구리다고  원재료들에게 욕 들어 먹었다. 젠장~ 역량이 이거 밖에 안되는데 어쩌겠냐. 시작부터 이런 반응이면 곤란한데, 그냥 빨간씨의 예술기행을 내려버릴까? 아니다. 그냥 몇 회 게재 하다 반응이 계속 나쁘면 그때 그만하지 뭐~

여하튼 보아하니 신밧드의 모험처럼 재미있지는 않을 것 같다. 너무 기대들 마시라. 여하튼 굴하지 않고 시작해보리다. 구리구리 빨간씨의 예술기행.

  

빨간씨는 누구일까? 특정하기는 어렵다. 실체가 있지도 않으며, 존재하는지 그렇지 않은 지도 구분할 수 없다. 누군가를 구성하는 하나이기도 하고 그 누군가의 내면이기도 한데 또 껍질 또는 바깥이기도 하다. 욕망이기도 하고 젊음의 치기이기도 해서 사실 어느 누구라고 말 할 수 없다. 들뢰즈가 말하는 존재의 다양 중의 그 하나일수도 있고, 또 데리다가 말하는 바깥도 안도 아닌 파레르곤(parergon) 같은 것일지도… 라는 식으로 어려운 말을 지껄이는 지적 허영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빨간씨가 있었다. 지금도…, 그리고 20여 년 전에도, 또 앞으로도 있지 않을까? 지금, 우주마가린을 통해 또 세상에 나온다. 아니 우주적으로 이젠 활보할 것이다! 푸하하하. 환영한다~ 빨간씨!!!! 


 

1. 빨간씨의 출현


빨간씨가 처음 출현한 것은 90년대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 www)’ 시대가 펼쳐지던 바로 그 때이다. 그리고 학생운동하고도 연이 닿아 있다. 빨간씨를 출현시킨 것이 주해(朱海)이기 때문이다. 최씨 집안의 모양은 겉멋이 잔뜩 들어 박노해처럼 필명을 만들기도 했는데, 당시 우리들 네에서는 유행이었다. 아무튼 그 시기에 하이텔, 천리안 등 PC통신이 바람처럼 불다 사라지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 시대가 도래 했는데, 여기에 발맞추어 만들어진 포털사이트 야후, 다음, 네이버, 등등에 하루라도 빨리 멋진 아이디를 선점해야했다. 


그래서 주해는 재빨리 ‘redsea’를 상상했는데, 아뿔싸~ 나보다 빠른 누군가가 벌써 차지했다. 그러나 다행이지 무언가. 촌스럽게 redsea가 뭐냐~ 파열음 정도는 있어줘야 발음하는 맛이 나지! 'redssea'가 그래서 모든 포털에 존재한다. 아~ 이런, 이러다 온갖 스팸메일이 급 밀려드는 것은 아니겠지? 여하간 그렇게 주해는 변태를 하여 redssea를 만들어냈는데 그것보다 더 실제적 존재, 에이리언이 탄생한다! 온갖 인터넷 커뮤니티인 카페에서 닉네임을 만들라고 한다. redssea도 겨우 탄생시켰는데 머리 쥐나네~ 그래서 두 번의 변태를 거쳐 빨간씨가 정보의 바다에 실체도 없이 유영하고 다니기 시작한다. 매우 간헐적으로…….


IMG_5137.jpg  사본 -빨간씨2.jpg



2. “안녕하세요, 제가 빨간씨입니다.” 


가상공간에서도 잘 나타나지도 않았던 그 빨간씨가 2015년 어느 날에서부터인가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에 자주 출몰하더니 급기야 세상 밖으로 나왔다. 


느닷없이 결정한 타향살이가 녹록치 않았다. 생전 처음 서울을 벗어나 다른 도시에서 사는 것이 처음인 도시촌사람이 뭐하나 할 수 있는 게 없다. 정보공유 온라인 카페에서 그렇게 빨간씨가 자주 나타나 묻고 질문하더니 급기야 오프라인 번개 모임에 나가 빨간씨의 모습으로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제가 빨간씨입니다.” 그런데 등산을 좋아하기는 커녕 내려올 산을 왜 올라가냐며 거들떠 보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하얀 사슴이 살았다는 산이 가보고 싶어진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준비하는지도, 어디서 어떻게 올라가야 하는지 아무 것도 아는 게 없으니 번개에 큰맘 먹고 나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빨간씨의 모습으로 상처가 가득한 아름다운 남쪽섬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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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빨간씨 3.0 _ 우주적 시대의 서막


우주마가린에 빨간씨가 나타났다. 원재료 중의 하나인데, 이전의 빨간씨와는 다르다. 2기 남쪽섬 시대의 빨간씨는 빨간씨만 존재하였다. 빨간씨를 아는 남쪽섬 친구들은 빨간씨의 도플갱어 최모양을 사실 거의 모른다. 그런 빨간씨가 나름 남쪽섬에서 조금 유명하였다는 것은 후일담으로 남겨놓자. 


여하튼 우주마가린의 원재료들은 빨간씨를 잘 모르지만 빨간씨를 안다. 그리고 그들이 <빨간씨의 예술기행> 코너를 승락해주었다. 몇 달 전이었다. “그럼, ‘빨간씨스럽게’ 글을 써봐~ 시시하고 점잖게 말고. 그 짜랑짜랑한 목소리 톤을 담아서 ‘빨간씨처럼’ 써! 그럼 봐줄게~” 아~ 이렇게 어려운 주문을 하다니……. 여하튼 우주마가린 덕분에 빨간씨가 3.0 시대를 연다.

흥미진진하지 않은가? (전혀 아니란다. ㅜㅜ) 갑자기 신밧드의 모험보다 더 가슴이 울렁울렁 거린다.(역시 촌스럽단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다른 분들도 멀미약부터 드시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존재가치도 없고 닉네임 뿐이던 빨간씨가 ‘허상’으로 제주도에서 활보하더니, 이젠 실재를 가진 것도 아니고 가지지 않은 것도 아닌 모습으로 이 그 존재를 드러낸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내면인지 껍질인지, 욕망인지 치기인지, 그 알 수 없는 모습으로.

2006년의 빨간씨가 나타나기도 할 것이고, 2009년의 빨간씨가 나타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남쪽섬의 빨간씨가, 아니면 아주 오래된 어린 빨간씨도 나타날 수도 있고, 지금의 빨간씨, 시간과 공간도 알 수 없는 빨간씨가 출현할지도 모른다. 여하튼 아무도 모른다. 그 또는 그녀의 시간과 공간을,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빨간씨의 예술기행은 이렇게 시작한다!  

 프로필이미지

빨간씨_자유기고가

'문화예술공동체를 위한 감성정책연구소'를 운영. 그러나 박사논문 작성 핑계로 모든게 엉망진창이다. 빨간씨는 대학 시절 혁명을 꿈꾸며 사용했던 필명 주해(朱海)에서 파생된 닉네임.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함께’ 사는 것으로서 예술적 방법을 탐구하며, 돈보다 멋진 것을 추구하고 싶은 낭만적 인간이다.